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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불로시장 5일장 장날 날짜

qltkdrma12 2025. 3. 19. 10:23
대구 불로시장 5일장 날짜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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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문을 연 불로전통시장은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칠성시장과 함께 대구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근대 이후 한때 김천, 영천, 반야월, 하양장과 함께 경북 도내 5대 5일장으로 불릴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였습니다. 특히 1970년대 전성기에는 나무시장, 쇠전(우시장), 토끼시장 등 품목별로 시장이 형성될 정도로 활기가 넘쳤다고 합니다.

 



불로전통시장이 대구 동구의 작은 행정구역인 불로동에 형성된 이유는 주변의 지형과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장의 동편에는 불로동고분군이 자리하고 있으며, 무려 211기의 고분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삼국시대인 5~6세기경 불로동 일대에 강력한 정치 세력이 존재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불로동을 끼고 흐르는 금호강은 육상운송이 발달하기 전까지 낙동강과 연결되는 주요 수운(水運) 중심지였습니다. 이러한 지리적 요건 덕분에 불로동 일대는 조선 시대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근대까지 대구와 경북을 잇는 물류, 유통, 조운(漕運)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으며, 자연스럽게 상업이 발달하고 장시(場市)가 활성화되었습니다.

1980~90년대 무침회와 아나고회의 명성
불로전통시장은 40~50대에게 무침회 골목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과거 반월당, 향촌동, 대백 뒤쪽의 술집을 찾던 애주가들이 별미를 맛보기 위해 불로시장까지 원정을 오곤 하였습니다.

당시에는 횟집이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았으며, 횟집의 수가 많지도 않았습니다. 특히, 생선회는 가격이 높아 일부 부유층만이 즐기는 고급 요리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불로동에서는 삶은 오징어, 소라, 가오리 등을 신선한 야채와 함께 초장에 무쳐낸 무침회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짭조름하면서도 얼큰한 해물 맛이 막걸리와 잘 어울려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와 함께 불로시장에서는 달콤한 맛이 특징인 아나고회도 제공되었습니다. 뼈째 썰어낸 아나고회는 무침회와 함께 불로시장의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때 시장 일대에는 20여 개의 횟집이 들어서 ‘무침회 특구’라고 불리기도 하였습니다. 현재는 ‘태평양회식당’ 등 몇 곳만 남아 옛 명성을 간직하고 있으며, 특히 태평양회식당은 45년 전통을 자랑하며 불로동에서 무침회를 처음 선보인 곳으로 유명합니다.

불로시장의 무침회 상권은 현재 서구 반고개 근처로 이동하여 대구 10미(味)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사람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상권과 맛도 함께 변화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돔배기의 역사적 의미
불로시장에서 판매하는 해물전에서 돔배기(상어 고기)를 볼 수 있는데, 이는 흥미로운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2002년 불로동 93호 고분이 발굴될 당시 상어 뼈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영남 내륙 한복판에서 출토된 상어 뼈라는 점에서 학계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유물은 당시 해상과 육상 교통로, 장례 풍습, 염장(鹽藏) 기술 및 음식 문화 등을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았습니다. 흥미롭게도 15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과거 망자가 즐겼을 상어 고기가 불로전통시장에서도 판매되고 있다는 점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큽니다.

온라인 쇼핑과 대형마트 시대에도 공존하는 오일장
지난 15일 불로전통시장을 찾았을 때, 시장 입구에서 10분 이상 차량 정체로 인해 대기해야 했습니다. 구 불로교 일대는 차량들로 붐볐고, 시장 주변 도로에도 차량이 가득해 이동이 쉽지 않았습니다.

겨우 주차를 마친 후 시장 안으로 들어서니, 인파로 인해 이동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휴일과 장날이 겹친 영향도 있었겠지만, 오랜 무더위로 인해 외출을 자제했던 시민들이 쇼핑과 외출 욕구를 한꺼번에 해소하는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불로동의 어르신들도 손수레를 끌고 나와 좌판을 펼쳤습니다. 시장 곳곳에서는 각종 과일과 채소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상인과 손님이 주고받는 흥정 소리가 시장 분위기를 더욱 북돋았습니다.

불로전통시장에서는 특히 닭발과 돼지껍데기 같은 추억의 먹거리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시장 내 식당에는 60~70대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반주와 함께 점심을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점심으로 추어탕 한 그릇을 먹고 시장을 나오면서도, 오후 늦은 시간까지 장터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온라인 쇼핑과 대형마트, 비대면 마케팅이 일상화된 시대에도 불구하고, 대구 도심 한편에서 전통시장과 오일장이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이곳을 방문한 하루 동안, 우리 민족에게 ‘장터 DNA’가 깊이 새겨져 있음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